지구 밖에서 최초로 떠오르는 헬기 비행,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헤일리2021.06.2310232

 

우리 시각으로 지난 2월 19일 오전 5시 58분, 나사에서 보낸 화성 탐사 로봇 퍼서비어런스가 지구를 떠난 지 7개월 만에 화성 표면에 안착했습니다. 1997년부터 시작된 화성 착륙은 퍼서비어런스에 이르러 벌써 다섯 번째를 맞이했습니다. 탐사 장비를 업그레이드 하고 드론과 헬리콥터까지 장착했다고 밝혀진 퍼서비어런스는 지구를 향해 화성의 모습을 계속해서 전송해주고 있는데요. 심지어는 화성의 대기를 산소로 만드는  목시(MOXIE) 시스템까지 장착해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미국 우주과학 전문 매체인 컬렉트스페이스 등에 따르면 나사에서 퍼서비어런스에 탑재된 소형 헬기 '인지뉴어티'가 이르면 다음 달 8일 첫 동력 비행을 시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헬기가 동력 비행에 성공하게 될 경우, 지구 바깥 행성에서 동력 비행체가 처음 하늘을 나는 기록을 세우게 되는 것인데요. 이를 통해 화성 및 우주 탐사에 대한 인류의 수준을 더 높게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인저뉴어티에 1903년 인류 역사상 최초로 동력 비행에 성공한 라이트 형제 플라이어 1호기의 날개 겉면에 사용된 우표 크기의 천 조각이 부착되었다는 점인데요. 해당 천 조각은 인저뉴어티의 태양 전지판 아래 케이블에 함께 감아 화성으로 보내졌다고 합니다. 

 

인저뉴어티 화성 헬기 수석 엔지니어 밥 밸러램은 라이트 형제가 인류 최초의 동력 비행에 성공했던 것처럼 “인저뉴어티가 화성에서의 항공 이동 능력을 확장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죠. 작은 미신이지만 부디 118년의 역사를 담은 라이트 형제의 기운이 인저뉴어티에도 닿기를 바래봅니다. 

 

 

 

1903년 라이트 형제가 첫 동력 비행에 성공했을 당시, 동생인 오빌 라이트가 플라이어 1호를 직접 조종하고 형인 윌버 라이트가 12초동안 36m 이동에 성공한 비행기를 따라가며 함께 달렸습니다. 이번 화성 동력 비행 역시, 이 라이트 형제처럼 헬기 인저뉴어티가 자체 동력을 이용해 비행을 시도하고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옆에서 비행을 지켜보며 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퍼서비어런스의 촬영 기능을 활용해 해당 장면을 직접 촬영해 지구로 전송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번 동력 비행에 나선 인지뉴어티는 영하 90도까지 내려가는 착륙지 주변의 밤 온도를 견뎌내기 위해 태양광 패널로 리튬이온 배터리를 자동 충전해 동력을 확보하게 되는데요. 크기는 티슈 박스 정도이지만 전체 무게는 1.8kg으로, 최대 30초 동안 3m 높이에서 첫 시험 비행에 나선 후 높이와 시간을 점차 늘리며 최대 5차례까지 비행을 시도한다고 합니다.

 

화성의 중력이 지구의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대기 밀도는 굉장이 엷어 지구의 1%에 불과하기 때문에 성공적인 비행이 마냥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에 따라 인지뉴어티의 날개를 탄소 섬유로 만들고 분당 2400회를 회전하도록 설계했다고 하니, 실제 비행 실험이 어떻게 될 지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여기서 분당 2400회를 회전하는 날개는 지구의 헬리콥터보다 무려 8배나 빠른 속도라고 합니다.


 

가상 그래픽으로 재현한 인저뉴어티의 화성 동력 비행 모습

 

인지뉴어티의 인류 역사상 최초 화성 동력 비행이 성공하게 되면 미래의 화성 탐사에서 첨단 비행 로봇을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간에는 화성 탐사를 위한 이동형 로봇으로 화성의 지표면을 위주로탐사했다면, 헬기를 통해서는 항공 사진을 비롯해 우주 비행사나 로봇이 가기 어려운 지형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됩니다. 화성 표면에서 이륙하는 것이 지구 상공의 30km 위에서 이륙하는 것과 같은 수준이라고 하니, 인지뉴어티의 쉽지 않은 도전에 응원을 보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