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은 누가, 언제, 왜 '로봇'이라고 불렀을까요?
체코의 국민 작가, 카렐 차펙(1890~1930)
정확히 100년 전인 1920년, 체코의 국민 작가인 카렐 차펙이 희곡 ‘R.U.R.’을 발표하면서 처음으로 ‘robot’이란 단어를 썼다고 합니다. 원제는 ‘로썸의 만능로봇들 (Rossum’s Universal Robots)’이란 의미인데 작품 안에서 로봇은 합성 유기체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즉 기계 부속이 아니라 인공 혈액과 피부로 만들어진 인조인간이라는 뜻이죠.
전반적인 줄거리는 인간의 특징을 지녔지만 영혼이 없는 존재인 '로봇'이 인간을 위해 노동 하지만 결국 인류와 맞서 싸운다는 내용의 작품입니다. 희곡 발표 후 이듬해인 1921년에 처음 연극으로 공연된 뒤 곧 세계적으로 주목을 끌어 3년 만에 30여 개 언어로 번역될 만큼 인기 있는 작품이었다고 하네요.
1993년 당시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는 로봇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카렐 차펙을 기념하기 위해 혼다에서 개발한 로봇 '아시모'와 함께 체코를 방문했다. 사진은 차페크의 동상에 꽃다발을 가져가는 로봇 아시모의 모습. (출처 | 네이버 지식 백과)
작가 카렐은 ‘robot’이란 말의 아이디어를 그의 형인 조셉 차펙이 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슬라브어에서 강제 노동자를 뜻하는 ‘robota’란 말이 어원인데, ‘R.U.R.’에서도 로봇들은 인간에 의해 강제 노동에 시달리다 반기를 들고 일어나죠. 지금 우리가 보는 로봇 콘텐츠들과도 일맥상통하는 스토리네요.
물론 로봇이란 말이 등장하기 전에도 '로봇' 세상에 존재하기는 했습니다. '자동 기계'라는 뜻의 ‘오토마톤(automaton)’이라는 명칭이 사람 모양의 자동 인형에도 쓰였는데요. 이 자동 인형들은 톱니바퀴를 정교하게 가공할 수 있는 기술이 발달된 17세기 경부터 유럽에서 인기를 끌었으며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등 사실상 오늘날의 로봇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18세기 들어서는 청나라와 일본에도 이 자동 인형들이 전해지면서 현지에서 새롭게 제작한 모델들도 나오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출처 | 보스턴다이나믹스
'로봇' 탄생 100주년이 되는 올해, 국제로봇산업연맹(IFR)에 따르면 2019년, 37만 3천대의 공업용 로봇이 판매돼 현장에 배치됐습니다. 이 공업용 로봇에는 경비나 창고 정리 등의 기능을 하는 전문 서비스 로봇은 제외되었다고 하니,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로봇들이 우리 일상 속에 스며들어있을듯합니다.
서비스 전문 로봇만 살펴 보면 2019년에 17만 3천대가 판매되었는데요. IFR은 전문 서비스 로봇의 판매량이 2023년 들어 53만 7천대로 3배 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 봤습니다.
출처 | 월마트
다만, 아직까지도 로봇의 상용화가 쉽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로봇이 점점 더 진화 되고 사람이 하는 일을 도와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람이 해야 하는 일 들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월마트에서는 선반 정리를 로봇에게 맡기겠다는 계획을 취소했다고 합니다. 로봇보다 사람이 정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이유 때문이죠.
인공지능을 갖춰 사람처럼 생각하는 로봇도 있고, 사람의 손가락 관절을 그대로 닮아 정교한 작업이 가능한 로봇, 아무리 밀쳐도 넘어지지 않고 중심을 잡는 로봇까지. 다양한 로봇들이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제한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여전히 사람의 개입이 필수적으로 작용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봇이 노동자를 대체하는 자동화 현상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로봇 자동화 현상이 경제의 생산성을 높이고 일자리도 늘릴 것 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있었습니다. 과연 우리의 걱정이 긍정적인 결과로 남을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