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병원 신입 로버트씨를 소개합니다

헤일리2020.11.0820449

 

 

끝이 안 보이는 코로나 지옥에 코로나 검사를 받거나 치료를 받으려면 병원을 가야 하는데요.

그래서 역설적으로 요즘 같은 때에는 병원 가기가 더욱 꺼려지는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남은 인생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치료인 만큼

재활 훈련은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게을리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덴마크의 병원들은

신입 물리 치료 보조 “로버트”씨를 데려오기로 결정했는데요.

덴마크에 있는 스타트업

라이프사이언스로보틱스Life Science Robotics에서 개발한 로버트는

하체 부위(발 및 다리)의 재활 훈련용으로

Kuka의 7축 다관절 협동 로봇을 활용해 구현되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이런 로봇이 있다고 해도

결국에는 물리 치료사 분들이 매번 로봇 프로그래밍을 해야 합니다.

조금 편리해졌기는 하지만

역시 사람의 손길을 완벽히 벗어나기에는 아직 어려운 수준입니다.

그래도 반가운 소식은 로버트의 경우 사용 방법이 너무 간단해서

초심자도 단 "3분" 내에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환부에 장착하는 고정부와 모바일 카트가 제공되고 로봇팔 + 컨트롤러 + 터치스크린이 한 세트입니다. (출처: 라이프사이언스로보틱스)

일단 로봇을 전원에 연결하고 환부 고정용 기구를

환자 발/다리에 장착 시킨 후 로봇 팔과 딸깍- 결착 시킵니다.

그러면 로버트가 알아서 환자의 다리 무게를 측정하게 되는데요.

이후 로봇 팔 끝 부분에 대놓고 잘 보이는 곳에 위치한

‘녹화’ 버튼을 누르면 초록색 LED 불이 들어오게 됩니다.

이 때 물리 치료사가 환자의 상태에 맞는 훈련 모션을 보여주면

로버트는 그 모션을 그대로 기억했다가 물리 치료사가 입력한 숫자만큼 반복해서 따라합니다.

 

물론 치료사의 모션 시범 없이 미리 입력된 몇 가지 기본 모션들을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출처: 라이프사이언스로보틱스)

좀 더 심화과정으로 들어가면,

환자의 상태에 맞게 터치스크린으로 자동 (Guided) + 수동 (Active) + 하이브리드 (Hybrid) 모드

하나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자동 모드에서는 환자가 아무런 힘을 들이지 않고 로버트가 하체를 움직여주고,

수동 모드에서는 온전히 환자의 힘으로 운동해야 합니다.

수동 모드일 때 로버트는 아무 생각 없이 놀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훈련 내내 일정한 고정력을 유지해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는 자동 + 수동 모드의 결합 모드

한 방향으로는 로봇이 움직여주지만,

반대 방향으로는 환자가 힘을 주어 움직여야 합니다.

그리고 훈련이 끝난 후에는 몇 번을 반복했는지,

평균 힘, 최고 힘, 저항 등을 측정한 결과를 알려줍니다.

 

재활 훈련을 하는 동안 환자가 얼만큼의 무게를 실어서 훈련했는지

측정까지 해주기 때문에 환자의 회복세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겠죠.

 

그렇다면 과연 이 로봇이 환자에게만 좋은가

하고 묻는다면 또 마냥 그렇지도 않습니다.

 

조사*에 의하면 재활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물리 치료사의 무려 90%가

 

환자의 몸을 들고 옮기면서 많이 다치기도 하고,

평생 고질적인 직업병으로 고통 받는다고 합니다.

*Glover 2002, LSR 브로셔 컨텐츠 인용

그 중에서는 어깨, 등 통증으로 병가를 쓰시는 분도 많다고 하는데요.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물리 치료사 분들이 병을 얻어야 하는 건 정말 아이러니하고 슬픈 일입니다.

그런데 로버트는 체중이 150Kg에 달하는 환자의 재활치료까지 가능하니,

물리 치료사분들은 정말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로버트가 몸 쓰는 일을 대신 해주는 동안 물리 치료사분들은

더 많은 환자들을 보고, 필요한 문서 작업을 하거나,

해부학적인 지식과 경험을 100% 발휘하셔서

 

환자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훈련 방식을 고민하는데에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출처: 라이프사이언스로보틱스)

이런 좋은 기능에 과연 가격대는 어떨까요?

협동로봇 중에서도 Kuka의 제품은 협동 로봇계의 샤넬이라 불릴만큼 고렴이 라인이긴 합니다만,

그만큼 고스펙을 자랑하고,

의료용 사용을 위한 다양한 인증을 보유하고 있어

병원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상적으로

ROI (투자비 회수)는 2년 이내에 가능하다고 하니 썩 괜찮은 수준입니다.

로버트의 ROI는 공장으로 치면 같은 시간에 치료 가능한 환자 수가 늘어나서

‘생산성’이 좋아지는 효과로 측정했지만,

요즘 같은 언택트 시대에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 해서

감염병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건 돈으로 매길 수 없는 큰 장점임에 분명합니다.

거기에 물리치료사 분들도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환자에게 더 좋은 치료 방법을 고민할 수 있고,

 

환자 입장에서는 ‘반복’이 중요한 재활 치료 과정에서

충분한 시간 동안 훈련할 수 있으니

로버트 신입의 입사는 돈을 떠나서 모두에게 반가운 일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