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투자회사 출신 여자가 치킨을 튀기게 된 사연

헤일리2021.06.2310689

대한민국에서 배달 음식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치킨'입니다. '치느님'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치킨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은데요. 그래서 음식점을 창업한다고 했을 때 제일 만만한 것도 치킨입니다. '은퇴 후 치킨집 차리면 망한다'하는 소문이 있었지만 실제로 지난 해 국내 빅3 치킨집*의 폐점률은 1%대에 불과했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배달 음식 주문량이 대폭 증가하면서 외식 업종 평균 폐점률 1위였던 10%대에서 크게 하락한 것입니다. 그만큼 이제 치킨 사업은 점점 더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치열한 치킨 경쟁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차별화'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치킨 시장에서 남다른 차별점으로 보란듯이 성공하신 <롸버트치킨>의 강지영 대표님을 모셨습니다.
*국내 빅3 치킨 프랜차이즈 : 교촌치킨, BHC, BBQ

 

 

 

강지영 대표는 명문대를 졸업하시고 증권가와 벤처캐피탈을 다니던 도중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MIT 공대생들이 볶음밥을 만드는 로봇을 개발한 것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아 치킨집을 창업하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 공대생들이 만든 볶음밥 로봇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고 로봇이 음식을 만드는 매장이 한국에는 없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야심찼던 시작과는 달리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강 대표는 처음에 로봇 팔이 아니라 조리를 위한 완벽한 기계를 만드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로봇을 제작하는 공장이 있는 중국 심천과 한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수소문했지만 그의 예상과는 달리 그런 기계를 만들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가능하다 해도 준비했던 예산을 훨씬 초과하는 가격을 요구하는 덕에 그녀는 생각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재료들이 이동하는 기계가 아닌 로봇 팔을 이용한 협동 로봇으로 치킨 조리 과정을완성시켜보자는 것이었는데요. 이러한 과정을 거쳐 탄생한 것이 롸버트치킨 1호점의 협동로봇 두 대 입니다.

 

 

출처 | tvN 식스센스 방송 화면 캡쳐


협동 로봇 두 대를 개발하는데에 든 비용은 무려 1억 3000만원입니다. 처음이라 겪었던 시행착오를 포함한가격이긴 하지만 만만치 않은 비용이죠. 이러한 과정을 거쳐 탄생한 2호점의 로봇은 7000만원 선으로 비용을 대폭 줄였는데요. 강 대표에게 생긴 노하우를 바탕으로, 계속 만들기 시작하면 제작 단가는 점점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롸버트치킨 강남 2호점


로봇이 치킨을 조리해서 생기는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사람에게 있습니다. 보통 치킨집의 주방은 기름이 많아 하루종일 유증기가 떠다니게 되는데 이는 인체의 건강에 매우 유해합니다. 하지만 로봇이 있다면 그럴 걱정 없이 로봇에게 명령만 내리면 됩니다. 또한 로봇은 입력된 레시피 대로 조리하기 때문에 일정한 맛을유지할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테이크 아웃으로 방문한 손님에게 즐거운 눈요기를 선사하는 것 역시 로봇의 역할입니다.

 

 

로봇이 튀겨낸 치킨을 담고 있는 강남 2호점 직원



지난 해에는 유재석이 메인MC로 진행하는 <식스센스> 방송을 타고 화끈한 반응까지 얻었습니다. 특히 유재석이 칭찬했던 '후추를 후추후추' 치킨은 방송 다음 날 주문 100개를 돌파할 정도였습니다. 로봇이 튀긴다는 점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맛'을 신경 쓴 강 대표의 소신이 엿보입니다.

 

 

출처 | tvN 식스센스 방송 화면 캡쳐


물론 로봇이 튀기는 치킨을 향해 좋은 시선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로봇이 주방을 맡으면 그만큼 누군가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게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있었는데요. 강 대표는 이러한 시선에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라 '돕는 것'이라 답했습니다. 이렇듯 힘든 조리 과정을 롸버트에게 맡기면 사람은 보다 편하고 안정적으로 치킨 매장을 운영할 수 있게 됩니다. 

 

 

 

" 인력 대체보다는 

건강에 안 좋은 일을 로봇이 대신한다는 관점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


 

1인도 운영할 수 있는 로봇 키친 사업은 앞으로 점점 더 확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출발점에 있는 롸버트 치킨이 어디까지 성공할 수 있을지 많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