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밑의 대중교통, 지하철만 있다고 생각하셨다면 경기도 오산입니다

헤일리2021.07.2810736

 

 

흔히 지하에서 다니는 대중교통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바로 지하철입니다. 지하 도로인 철도를 연결하고 역을 세워 도로교통망의 영향을 받지 않고 이동할 수 있는 지하철은 많은 이들이 편리하게 이용하는 대중교통 중 하나이기도 한데요. 특히 지하철이 지상 교통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은 그동안 큰 장점으로 비춰져왔습니다. 

지상과 우주에서 이동수단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테슬라의 일론머스크도 이 같은 사실에 관심이 있었는지, 그가 세번째로 선택한 곳은 바로 땅속이었습니다. 2016년 처음으로 고안해낸 터널루프 시스템이 드디어 5년만에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초로 개통되었습니다.


 

컨벤션루프의 터널 주행 장면. (사진=스티브 시솔랙 네바다 주지사의 트위터)

 

그가 고안해낸 터널루프 시스템은 승용차가 다닐 수 있는 정도의 작은 터널을 시내 지하에 거미줄처럼 만들어, 목적지 인근까지 정체 없이 고속으로 달릴 수 있도록 한 교통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고 주변에 소음 공해를 끼칠 걱정도 없으니 정말 훌륭하죠. 나중에는 필요에 따라 여러 층을 만들어 운송 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했다고 합니다. 

이 컨벤션 루프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지하 12미터 깊이에 길이 1.7마일(2.7km), 폭은 3.6미터로 만들어졌는데요. 시 당국이 사업 승인을 내준 지 2년만인 지난 6월 8일에 열린 콘크리트박람회에 맞춰 승객 운송을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컨벤션센터 이용자들의 시설 내 무료 이동 수단으로 활용 되며, 지상의 2개와 지하의 1개 총 3개의 역과 양방향 터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양방향 터널을 뚫는 데 걸린 기간은 8개월, 공사 비용은 약 5250만 달러입니다. 

총 62대의 전용 테슬라 전기차가 투입되어 운행하고 있으며, 걸어서 20~30분 걸리는 거리를 2분만에 갈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한 혁신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덕분에 시간 당 수송 인원은 편도를 기준으로 최대 4400명이라고 하는데요. 지금은 차량 1대당 3명이 탑승하지만 나중엔 최대 12명이 탑승할 수 있는 차량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폭이 3.6미터밖에 되지 않으니 아마도 리무진처럼 기다란 형태의 전기차가 나오겠죠. 

 

 

 

또한 현재는 운전자가 직접 차량을 몰며 운행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도입해 운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애초에 내세웠던 시속 240km에는 훨씬 못미치는 시속 64km라는 점에서 기대보다 못미쳤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매끄러운 승차감과 산뜻한 디자인에는 또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역시 새로운 혁신 뒤에는 여러 말들이 오고가기 마련이죠.

 

컨벤션 루프 지하 중앙역 (사진=LVCC)

 

컨벤션 루프 터널이 위치한 라스베이거스 당국은 베이거스루프(Vegas Loop)로 명명한 터널 루프를 앞으로 시내, 카지노, 경기장, 공항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총 43개의 역, 시간당 5만1000명 수송을 목표로 하는 베이거스루프 시스템이 완성되면 관광객들은 앱을 통해 차를 호출하고 웬만한 시내 지역을 교통 정체 없이 다닐 수 있을 것이라고 하는데요. 관광객의 입장에서 처음에는 호기심에 몇번 타볼 수 있지만, 그 가격이 너무 부담스럽거나 흥미 이상의 어떤 무언가를 얻지 못하면 장기적인 운행이 가능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그래도 만약 라스베이거스에 여행을 가게 된다면 꼭 한번 타보고 싶을만큼 혁신적인 운송 수단인 것은 확실한 것 같죠. 하늘-우주-지하를 이어 일론머스크의 네번째 무대는 과연 어디가 될 지, 굉장히 기대가 됩니다. 그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신기하네요.